MTN NEWS
 

최신뉴스

[MTN 금융+] 대한항공 호실적에 국책은행 지원금 회수 '연착륙'

코로나 극복 지원 단기차입금 회수 완료
경영정상화 이익공유 핵심 CB, 회수 준비 중
이충우 기자

금융의 이면을 봅니다. 다양한 관점으로 씁니다. 금융에 인사이트를 더 한 뉴스, [MTN 금융+]로 전합니다.
대한항공 보잉787-9 항공기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이 지난해 대한항공에 투입한 코로나 극복 지원금 중 4분의 1을 회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이 코로나 위기를 딛고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국책은행은 대기업 공적자금 투입에 대한 부담을 덜고 지원자금 회수에 집중하는데 유리한 여건이 형성됐다. 대한항공은 지난 3분기 5년 만에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 대한항공 단기 차입금, 이미 회수…유동화증권 인수금은 진행 중

19일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한국수출입은행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은 지난해 5월 대한항공에 총 1조 2,000억원 공적자금을 지원했다. 대한항공 코로나 극복을 지원하기 위해 수출입은행은 4,800억원, 산업은행은 7,200억원 공적자금을 투입했다. 산은과 수은은 지난해 4월 정부 코로나 극복 대책에 따라 글로벌 항공업 부진과 금융시장 경색으로 유동성 부족 상황에 직면한 대형항공사에 대한 긴급지원책을 발표했다.

올해 10월 기준 총 지원자금 1조 2,000억원 중 3,150억원을 회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입은행은 1,260억원을 산업은행은 1,890억원을 회수완료했다.

자료를 제출한 수출입은행의 지원ㆍ회수 세부 내역을 보면 지난해 5월 운영자금 명목으로 빌려준 800억원은 1년 만에 회수했다. 대한항공의 지난해 2분기 보고서 차입금 항목서 단기차입 금리가 2.74%~3%로 직전 분기 2.74%~2.84%보다 오른 것을 고려하면, 3%에 달하는 금리로 운영자금을 차입한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도 1년 뒤 상환을 염두에 두고 800억원을 단기 차입금으로 분류했다. 그리고 올 2분기도 대한항공이 호실적을 거둬 자금운용에 여유가 생기면서 대한항공 단기 차입금 상환, 수출입은행 공적자금 회수가 원할히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항공 자산유동화로 유동성 확보를 지원한 자금도 일부 회수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5월~6월 회사 매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유동화증권을 발행해 유동성을 확보했다. 홍콩과 일본, 미주 지역에서 발생하는 대한항공 화물매출채권이 유동화 기초자산이다. 각 지역 매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한 유동화증권 발행금액은 각각 1,500억원과 2,800억원, 2,700억원이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해당 유동화증권을 인수해 대한항공 자금조달을 지원했다.

이중 수출입은행의 칼제26차, 27차, 28차 유동화증권 인수자금은 600억과 1,120억원, 1,080억원이다. 해당 유동화증권 이자는 발행 후 3개월(8월, 9월)부터 지급이 시작됐는데 뒤를 이어 원금 상환도 올 2월과 3월부터 각각 이뤄졌다.

이에 따라 수출입은행은 대한항공 자산유동화 지원에서 96억원(칼제26차)과 184억원(칼제27차), 180억원(칼제28차) 등 총 460억원 자금 회수를 완료했다.

◆ 수은 "대한항공이 영구채 중도상환하기 전 주식전환권 행사…정상화 이익 공유할 것"

서울 여의도 한국수출입은행 본관

단기 운영자금과 자산유동화 지원에 따른 회수 일정은 당초 계획대로 순탄하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남은 것은 영구전환사채 인수자금 회수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6월 22일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을 대상으로 3,000억원 규모 영구전환사채를 발행했다. 대한항공 영구채 발행을 지원하기 위해 수출입은행이 1,200억원을, 산업은행이 1,800억원을 투입했다.

수출입은행은 "영구전환사채는 전환권을 행사한 후 매각하는 방식으로 공적자금을 회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초 정부는 대한항공 지원을 결정하면서 경영정상화 이익 공유 조건을 내걸었다. 국가 경제에 중대 영향을 미치는 기간산업인만큼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게 불가피하지만 대기업 지원명분도 살리는게 필요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 4월 대형항공사 금융지원 방안을 발표하면서 지원 자금의 일정 부분은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형태로 제공해 기업의 정상화 이익을 공유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정상화 이익 공유 핵심은 영구전환사채(영구CB) 주식 전환이다. 대한항공이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을 대상으로 발행한 해당 전환사채의 주식 전환가격은 1만 4,706원인데 대한항공 주가는 현재 3만원에 살짝 못 미치는 수준이다. 올 6월 대한항공 주가가 3만 5,000원 수준까지 올랐을 때보다는 하락했지만 3분기 호실적 발표 후 주가 전망에 대해선 증권가가 대체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국책은행 입장에선 정책자금을 투입했는데도 실적은 부진하고 주가도 지지부진한 최악의 시나리오는 일단 벗어났다. 대한항공으로부터 전환사채 원리금을 상환받는 것 외에 자금회수 선택지가 넓어졌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해당 전환사채는 영구채로 자본으로 인정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 채권 상환과 달리 상환시 부채비율 개선 효과는 없고 현금유출에 자본도 줄 수 있다. 주식전환이 선택지에 포함되면 증시 영향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단계적 처분을 선택하는 등 다양한 회수 시나리오를 검토할 수 있다.

수출입은행은 "영구전환사채는 1안 '전환권 행사+매각' 또는 2안 '대한항공의 중도·만기 상환'으로 회수할 수 있으며, 매각시 주가가 전환가액보다 높으면, 1안이 수은에 유리하다"며 "수은은 정부 방침에 따라 항공사 등의 코로나19 위기 극복대책의 일환으로 영구전환사채 방식으로 지원했기 때문에 코로나19 완화 등 대한항공의 경영정상화 기반을 종합적으로 살펴본 후 전환권을 행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수은은 "현 상황에서 전환권을 행사하고 매각하는 것은 항공사 정상화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 않다는 오해를 초래할 수 있는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다. 수은 등 국책은행의 전환청구 행사권리는 올해 6월 발생했다.

수은 입장에서도 대한항공이 호실적을 이어가고 주가가 추가로 상승할 경우, 경영정상화 이익 공유 폭을 보다 확대할 수 있는데 조기 자금 회수로 이를 제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는 것으로 풀이된다.

해당 영구채 만기는 2050년까지지만 내년 상반기 안에 전환권 청구를 결정해 실행해야 한다. 내년 6월엔 대한항공이 해당 전환사채를 조기상환할 수 있는 권리가 생긴다.

또 내년 6월엔 당초 맺은 스텝업(Step-up) 조항에 따라 대한항공이 부담하는 해당 전환사채 이자가 더 뛸 수 있어 그 전에 대한항공이 조기상환권을 결정하거나 수은이 전환청구권을 행사해야한다. 수은과 산은은 기한 내 일단 주식전환청구권은 행사하되 전환한 주식 매각은 시간을 두고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입은행은 "대한항공의 중도 상환 전에 전환청구권을 행사해 정상화 이익을 포함한 공적자금 회수에 차질이 없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양경숙 의원은 "대규모 공적자금을 투입한만큼 국민의 이익을 우선으로 해야한다는 것을 명심하고 환수를 추진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충우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머니투데이방송의 기사에 대해 반론·정정추후 보도를 청구하실 분은 아래의 연락처로 연락주시길 바랍니다.

고충처리인 : 콘텐츠총괄부장 ombudsman@mtn.co.kr02)2077-6288

MTN 기자실

경제전문 기자들의 취재파일
전체보기

    Pick 튜브

    기사보다 더 깊은 이야기
    전체보기

    엔터코노미

    more

      많이본뉴스